수강생 후기
[수강후기]
성공에 지름길은 없지만, '이것'을 하면 빨리 달려 나갈 수 있다.
- 최*림
- 2025-04-30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속기를 시작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나에게 1만 시간은 등산로 초입에서 보는 산의 정상과 같다.
즉, 나무들에 가려 정상이 보이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산은 초입이 가장 가파르고 힘들다.
그 산의 초입을 지나고 있는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준 소리자바 아카데미 수강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시작은 서투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같았다.
속기는 내가 하던 일과는 전혀 관련 없는 새로운 분야이다. 누구나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불안한 기대를 갖게 된다.
걱정 많은 나는 그만큼 궁금한 것들이 호들갑 보태서 천 개는 되었다.
하지만 걱정만 하고 있으면 시간만 지나갈 뿐, 일단 시작을 하자 라는 생각과 함께 속기 키보드를 구매하게 되었다.
그 날은 죽을 때 까지 기억될 경험이었다.

'라벨 개봉 후에는 교환 및 반품이 불가하오니 유의 바랍니다.'
도서관에서 비장한 마음으로 키보드의 씰을 제거하는 순간, 웃기게도 나는 한 단계 성장을 한 기분이 들었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교재를 펼치고 '가나다라마바사'를 쳐보는데, 이 놈의 키보드는 왜 이렇게 규칙성이 없는지... 덜컥 겁이 났다.
이것이 등산로 초입에서 막 한 걸음을 뗀 나의 느낌이었다.

내 손가락과 머리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한 달이 지나간 후,
'이대로만 하면 됩니다.', 떠먹여 주는 친절한 아카데미의 동영상 강의를 모두 본 나는 진짜 공부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테스트를 보고 다음 자수로 올라가는 시스템이라는데,
무대에 자주 올라가야만 했던 나는 그만큼 영악해져서 이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무의식적으로 판단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남이 시작! 해서 하는 테스트와 내가 시작! 해서 하는 테스트는 많이 다를 것 같았다.
그래서 아카데미의 도움이 필요했다.
바로 수강 신청을 하고 수업 날까지 '미주동포 여러분'을 무한 반복 했다.
이화 선생님의 첫 수업은 성공적이었다.
테스트를 통과해서 성공이라는 것이 아니라 수강 신청이란 선택을 한 것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 달간 이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업은 중급 약어 테스트-본 낭독 테스트-선생님의 피드백-질문 시간,
대략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시간은 마지막 질문 시간이다.

이렇게 미리 질문을 준비해서 폭풍 질문을 던지면 선생님께서 정말 친절하고 디테일하게 답해주신다.
원론적으로 답변해 주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선생님들께서 수강생의 고민을 깊게 공감해 주시고 답변을 해 주시는데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내가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 정리가 되는 느낌도 많이 들었다.
이 글을 보시는 예비 수강생분들께서는 공부하면서 생기는 질문들을 미리 잘 정리해서 여쭤보면 앞으로의 공부에 도움이 정말 많이 될 것 같다.
화상수업을 듣게 된 지 절반이 지나갈 즘 우연한 기회로 도현 선생님과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도현 선생님께서 내가 갖고 있던 근본적인 의문을 풀어주셨는데, 아주 수업 내내 뜨끔뜨끔해서 혼났다.
"지금 이런 생각 하시죠?"(네.) "왜 안 되는지 모르시죠?"(네.) "방법 알려주면 할 수 있나요?"(아니요..)
한 달 동안 총 여섯 분의 선생님과 함께 했다.
선생님마다 스타일과 노하우는 다르다.
하지만 나의 결론은 '공부에 왕도는 없다'이다.
정직하게 보고 치고 듣고 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손이 거기에 가 있다.
그것이 제일 빠른 길이었다.


등산을 하다 보면 경사가 90도에 가까운 계단이 나온다.
그 높다란 계단 끝을 보면 순간 몸이 굳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만 든다.
그래서 내가 발견한 노하우는 위를 보지 않고 발 끝을 보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곱씹으며(사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때가 많다)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강한 바람과 함께 계단 끝에 서 있다.
기뻐하며 앞을 보면 또 다른 계단이 있다.
그런 것이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면,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면 언젠가 정상에 다다를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사실 나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이미 이루었던 적이 있다. 내가 크면 이렇게 되겠지? 십년이 넘게 상상했다. 하지만 그 끝은 그리 달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속기 공부를 시작하면서 끝을 상상하지 않았다.
다만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것을 생각한다.

늦게 시작한 만큼 불안함과 질문들에 둘러 싸여 있던 나에게 아카데미 수업은 큰 힘이 되었다.
지름길 없는 루트에 좋은 등산화를 신은 느낌이었다.
테스트를 보고 통과하면 마냥 빈 수레는 아니었겠구나 하는 안심, 선생님의 피드백으로 찾아가는 공부의 방향성, 그리고 자신감.
마지막으로, 매의 눈으로 내가 부족한 부분을 집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신 이화, 서아, 도현, 은서, 지민, 재희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며 수강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