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 합격수기
[30대][최** 회원님] 000법원 근무후기입니다.
- 관리자
- 2025-09-17
안녕하세요?
법원 속기사로서 제2 인생을 시작하게 된 사람입니다.
저는 속기사라는 직업을 우연치 않은 기회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공부와는 담을 쌓았고 대학도 몸을 쓰는 학과에 있었다보니 전문직업은 생각도 못했는데요
그러던 중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제가 꿈꾸던 직종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나
생각을 하던 중, 드라마에서 나오는 법원 장면에서 키보드를 치는 사람을 보게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속기사라는 직업 명도 처음 알게 되었고 단순히 키보드만 치는 행정직인 줄 알았는데 전문직종이고
필기 시험 없이 실기만 잘하면 된다는 것이 큰 매리트였습니다.
제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보니 필기 공부를 꾸준히 할 자신은 없었고
몸을 사용했기 때문에 뭔가 실기(?)라고 하면 대학에서 매번 하던 실기 테스트와 비슷할 거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인해 뭔가 모를 끌림이 있었습니다.
그 길로 상담 예약 잡고 직접방문하여 상담을 받았고 생각보다 더 큰 매리트들로 인해
바로 시작을 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제 생각처럼 단순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사람이 생각대로 흘러가는 건 없잖아요.
시작했을 때는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키보드 자리도 다르고 누르는 방법도 다르고
속도 적응을 하면서 따라 치는 것은 새로운 영역이었습니다.
그래도 실기니까!! 꾸준히하면 몸이 외워서 자연스럽게 움직여질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무식하지만 계속눌러서 내 것으로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운동할 때도 힘든 점이 있었고
그에 비하면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필기였다면 진작 관뒀을 거 같았는데
실기라서 할 수 있다는 뭔지 모를 자신감이 넘쳐났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3급을 첫 자격증으로 취득하고 기분이 날아갈듯 좋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속기사로서 바로 일을 하지 못하고 방황을 좀 했습니다.
잠시 속기계를 떠나 있다가 재시작을 하였고, 운이 좋게 2급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제2의 인생이 시작하게 되는데요.
2급 취득 후 의회 정례회 기간과 비슷해져서 채용공고가 많이 나올 때였습니다.
협회에서도 채용공고 문자를 많이 보내주셔서 어디 의회에서 공고가 나왔는지 바로 알 수 있었고
집과 거리가 멀더라도 최대한 지원해보고 면접 경험만 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만 했는데
저에게 첫 경력을 쌓을 기회가 다가왔습니다. 앞서 합격했던 사람이 지원포기를 하는 바람에
2순위었던 저에게 기회가 온 것이었는데요.
바로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열심히 배운다는 마음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의회에는 매번 말만 들어봤지 관계자가 아닌 이상 의회에 들어갈 일이 많지는 않잖아요?
새로운 곳에 출근이 두근거림과 긴장감으로 다가왔을 무렵, 부서 과장님이 안내해주시고, 인사도 시켜주셨습니다.
많은 동료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첫 근무에 대한 인수인계 및 중요한 점들을 듣고 실수를 하더라도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려고 확인하는 습관을 길렀습니다.
의회에서 근무하며 느끼게 된 점은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자'입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분들도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본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들이 있으면
부딪히면서 배워나가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의회 기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속기사무소에서도 일을 해보면 좋겠다고 연락을 받아, 프리랜서로 일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협회문자로 법원 지원자를 구인한다는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고 바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자'라는 모토를 가지고 계산하지 않고 바로 연락을 드렸고
생각보다 거리가 좀 있었지만 ㅎㅎ 부딪혀 보자! 면접만 봐도 좋은 경험이잖아! 라고 생각했고
면접날 면접관님들이 그 점을 좋게 보셨는지 간단한 면접 후 바로 출근날짜까지 확답 받게 되었습니다.
법원에서는 속기와 부속실, 행정보조 업무 등을 맡았는데요.
속기업무를 할 때는 재판부 배정 후 법정에 들어가 작성하고 번문하여 재판사무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이 기본업무였습니다.
긴 재판에서는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오히려 몰입하다보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기로 했습니다.
부속실은 전화 응대나, 문서정리, 간단한 구매 업무까지 다양했습니다. 이런 작은 일이 재판을 할 때 원활히 진행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행정보조 업무는 판결문을 다루면서 법률용어와 문체를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순한 보조라고 생각했는던 경험이
결국 제 법률이해를 키워주었고, 다른 법원 지원을 할 때도 면접에 큰 도움 되었습니다.
저는 30대가 되어서 속기를 시작했고, 처음에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부상으로 인해 내가 도피처를 찾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늦었다는 생각자체가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오히려 간절함과 꾸준함이 있었기에 작은 기회도 소중히 여기고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봅니다.
정리를 하면서..
기회가 보이면 망설이지 마세요!
지역과 기간을 가리지말고 경험을 쌓아보세요!
협회 채용공고는 꼼꼼히 확인하세요!
저 역시 시작 단계일 뿐입니다. 앞으로 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채워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포기하지 않고 도전 했기 때문이라는 걸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용기가 된다면 기쁘겠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나아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