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 합격수기
[30대][박** 회원님] 000의회 근무 후기
- 관리자
- 2025-11-03
안녕하세요?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시험을 준비하다가 우연치 않은 기회로, 속기사를 직업을 삼아
일하고 있는 30대 속기사입니다.
대학 졸업하고 꿈을 정하지 못하고 주변 친구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는 얘기에,
뭔가 뚜렷한 꿈도 없었고 공무원이 되면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게 되는 거니, 시작해봐도 나쁠 것 없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었습니다. 졸업하고 제대로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죽어라 했지만
뭔가 부족함이 있었는지 필기는 합격해도 면접에서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렇게 계속 공부만 하기에는 막막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있고
일을 다니면서, 다음에 또 후회가 있거나, 아쉬우면 그때 다시 해보자는 마음으로 공무원 시험은 접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취업 원서를 써가며 조그마한 기업에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회사 회의록을 속기사무소에 의뢰 해야 했던 일이 생겼고 그때 속기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속기사무소에서 진행하는 회의록에 대한 업무를 제가 담당하게 되었고, 속기사무소 소장님과 속기사에 대해
현직자로서 장점과 단점을 물어보고, 추후 다른 내용은 인터넷에 검색하며 정보를 많이 찾아봤는데,
속기공무원으로도 진로를 정할 수도 있고, 임기제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정보에,
나도 속기공무원으로 해보면 어떨까하는 기분 좋은 설렘이 생겼었습니다.
협회에 상담 예약 후 궁금한 점 물어보고 빠르게 시작하여 한글속기 자격증 3급부터 취득하는 걸
첫 번째 목표로 두었습니다. 정말 퇴근하고 나면 시간이 촉박해서 수업을 들을까 말까 했지만
수업을 듣지 않으면 나태해질거 같았고, 기술이다보니 혼자서 공부하다가는 잘못된 연습으로
시간만 낭비 될 것 같아서 저녁반이나 심야반을 계속 들었습니다.
공부시작하고 다음 시험일정까지 길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열심히만 해보자고 했고, 3급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2급은 당연히 경험으로 보기는 했지만 택도 없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3급 취득 후 정례회 기간제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작년 의회 공고들을 보며
지원 서류가 어떤 게 있었고, 어떤 자격증이 있으면 우대를 받는지 등등 정보를 수집했고
집과 가까운 곳에 의회가 있기는 한데 공고 검색을 해봤을 때 검색 내용이 없는 걸보고,
지역에 상관없이 어디든 경험 쌓으러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의회 기간제 채용공고가 나오면 거의 다 넣었던거 같습니다. 10개는 무조건 넘었었고
면접 일정이 겹치는 곳이 있으면 가까운 의회로 면접을 보러 갔었습니다.
몇 곳에서 연락이 왔고 오래 근무할 수 있는 곳으로 정했습니다.
제가 일하기로 마음먹은 곳은 면접은 보지 않았고, 서류합격 후 최종합격자까지 다이렉트로 진행 된 곳이었는데
살면서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지역이었습니다. 뭔가 두려움도 있었고 설렘도 있었지만 오래 일할 수 있으니
그게 어딘가 싶어서 근처에 단기로 방을 구하고 출근 전전날부터 준비를 했습니다.
(TMI 일 수도 있지만, 다니던 회사는 한글속기 시험 보기전에 그만두고 시험에 집중했습니다)
출근했을 때 생각보다 큰 의회에 건물에 긴장 되었고 내가 공무원 필기 시험에 붙었다면
이런 곳에서 일하고 있었겠지? 하는 회상도 했지만 지금은 속기사로서 근무를 하러 왔기 때문에
회상은 그만하고 부서로 인사를 하러 갔습니다.
긴장했던 상황이 부서분들과 인사를 하면서 편해졌고, 처음 접하는 저에게 많은 걸 알려주시고
챙겨주셔서 지금도 너무 감사합니다.
정신없이 일도 배우고 많은 사람들과 얘기하며 전 직장보다 더 만족스러운 일을 느끼고 있는 중에,
제가 근무하는 곳에 임기제 채용공고가 났지 뭡니까?!! 단기 월세로 방을 구해서 기간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일하고 있는 곳도 마음에 들고 의회속기라는 것도 나랑 잘 맞는 거 같아서 임기제 지원 해보고 안 되면
좋은 경험하고 다른 곳으로 찾아 떠나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지원을 했었습니다.
다행히(?)지원자가 없어서였는지, 제가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임기제 합격해서 지금도 잘 다니고 있습니다.
확실히 기간제에서 임기제로 업그레이드(?)를 하니까 너무 좋은데요.
추후에는 공무원 시험을 본 경험으로 속기공무원도 해볼 생각입니다. 지금은 현장에서 일을 배우고 하는게
너무 부족한 점도 있고 좋기도 해서 공시생이었던 시절에 힘들었던 시간을 지금에서야 보상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다녀볼 예정입니다.
제 경험을 주저리 써 내려가느라, 두서도 없이 썼지만
우연치 않은 기회로 시작한 속기사라는 직업이 현재까지 너무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의회에 일을 할 수 있게 협회 및 아카데미에서 많이 도와주셨는데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